당뇨 관리 중 아주 잠깐의 일탈..순식간의 나락
당뇨 관리가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잠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다시 후회를 합니다.
모든 것은 꾸준함에 답이 있습니다.
공복혈당 체크
7/12 아침 공복혈당 : 108
7/13 아침 공복혈당 : 127
아침에 일어나 공복혈당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요근래의 공복혈당은 주로 100대의 숫자를 보여줬고, 탄수화물을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110대의 숫자를 보여줬습니다. 거의 당뇨 전단계에 안착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전단계의 수치를 벗어났습니다.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이유를 찾아야겠지요. 그래야 같은 실수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테니까요.
식단 체크
이렇게 혈당이 많이 나오게 되면 저는 가장 먼저 식단을 되돌아봅니다.
무엇을 먹었기에 혈당이 많이 나오는지...
어제의 먹거리를 살펴봅니다.
아침에는 참외 1개와 천도복숭아 하나를 먹었습니다.
점심에는 상추와 삼겹살을 구워 쌈장과 함께 쌈을 싸 먹었습니다.
저는 점심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식사는 점심 한 끼인데, 그때 배불리 먹지 못하면 언젠가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폭식을 하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폭식은 다이어트에도, 혈당관리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 몸에 체득이 된 폭식 습관은 참으로 잡히기 힘듭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생겨났던 생존 본능으로 인해 갖게 된 폭식...
나이가 들어가면서 단식을 하고, 몸을 돌아보게 되면서 왜 폭식을 하게 되었는지 제가 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때문이라고 이해를 하고 나니 폭식이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폭식을 하고 싶은 욕구, 습관이 남아 있어 밥을 푸더라도 한 공기 가득 퍼야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가능한 한 반 공기만 담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어제 점심은 삼겺살을 구워 상추 2~3장을 놓고 쌈을 싸서 그것 위주로 먹었습니다.
아주 뒤늦게 찰밥을 밥숟가락으로 한숟가락 될 정도로 먹었습니다.
찰밥은 찜기에 쪄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점심때마다 많이 해 놓은 밥이라 요 며칠 계속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배불리 먹고, 설거지를 하고, 컴퓨터 앞에서 대충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이내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게 혈당스파이크인것 같습니다.
다시 일어나 움직였지만, 제법 많이 먹은 삼겹살은 쉽게 소화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졸음을 쫒을 겸 믹스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커피를 거의 안 먹는데, 고기를 먹고 나면 커피 생각이 나더라구요.
커피를 마셔도 졸음이 조금 남았는데, 곧이어 스틱으로 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녹차마루'라는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는 혈당이 많이 오르지 않은 기억이 있었고, '호두마루'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그것을 선택해서 먹었습니다.
그러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저녁은 소화가 다 되지 않았지만, 먹고 치워야 할 수박이 좀 있어 그것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평소 먹던 수박에 비하면 2~3배 많은 수박입니다.
수박을 너무도 좋아하는데 당뇨로 인해 먹지 못한다고 하니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단계이니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수박을 저녁으로 먹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물을 제외하면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잠자기 전에 들기름 한 숟가락을 먹고 잠을 잤습니다.
운동, 수면 체크
요즘은 거의 6kn씩 걷고 있는데, 그제는 9km를 걸었더니 피곤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4km를 걸었습니다.
잠은 밤 11시경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새벽 5시경에 잠이 깨었습니다.
다시 잠을 자야 하는데, 엄마의 호출이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모셔다드리고, 다시 모셔오고..
잠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는데 6시경 다시 엄마의 호출이 있습니다.
소변이 옷에 묻어 젖었다고 해서 옷을 갈아 입히고, 정리를 했더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보통 7시가 되면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혈당체크기로 혈당부터 체크를 하는데, 오늘 아침에도 시간을 보니 7시경이기에 혈당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
혈당체크를 하면서 어제는 그 전날보다 탄수화물을 더 적게 먹었다는 생각에 혈당이 높게 나올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이전에 '녹차마루' 라는 것을 먹었을 때에는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에 '호두마루' 역시 비슷할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127이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약 일주일 정도 최저의 숫자는 98이 나왔을 때도 있었고, 대부분의 수치가 102, 106 정도의 수치였는데 이렇게 높게 나오다니 좀 놀랐습니다.
아마도 믹스커피와 아이스크림의 영향이 좀 더 컷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공복혈당의 수치는 절대치가 아니라 참고치로 보기에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당뇨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가 졸업을 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쉽게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먹는다면 혈당은 또다시 금방 올라갈 것이라는 것입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것도 하나의 영향이 있었을 것입니다.
잠을 많이 자는 편인데, 이렇게 잠을 설칠 때에는 대체적으로 혈당이 조금 높게 나오더군요.
오늘 아침은 천도복숭아 2개를 먹고, 점심은 근대를 삶아서 찰밥을 김치볶음과 함께 싸먹었습니다.
잠만 편안히 잘 잔다면 내일 아침의 혈당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내려갈까요?
혈당을 내리는 것도 쉬운일은 아닌데, 만약 내려가지 않는다면 탄수화물을 또 다 배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혈당 관리...잠시의 방심도 금물입니다.